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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멸종 위기 곤충, '생태적 귀향'을 위한 복원 사업 현황

by 곤파연 2025. 11. 28.

최근 몇 년간 언론을 통해 반달가슴곰이나 따오기 복원 소식은 자주 접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 생태계의 숨은 보석인 멸종 위기 곤충들도 조용하지만 치열하게 '생태적 귀향'을 위한 복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저는 곤충 연구자로서, 이 작은 생명체 하나하나가 우리 생태계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곤충은 수분(꽃가루 운반), 유기물 분해, 그리고 먹이 사슬의 기저를 이루는 필수 구성원입니다. 이들이 사라지면 결국 우리 환경 전체가 무너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환경부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국내 멸종 위기 곤충 복원 사업의 현황과 주요 사례를 쉽게 정리해 드립니다. 곤충 복원 사업이 어디까지 왔는지,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명확히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 복원 사업의 컨트롤 타워: 멸종위기종복원센터

과거에는 개별 연구기관에서 복원 사업이 산발적으로 진행되었다면, 2018년 경북 영양에 개원한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멸종 위기종 보전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핵심 목표 (2027년까지): 서식지 보전 중심의 복원

  • 환경부는 10년 단위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단순 개체 증식을 넘어 서식지 보전을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 복원센터는 종 복원 기술 개발, 증식 및 방사, 그리고 방사 후 사후 관리까지 복원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총괄하여 곤충을 포함한 다양한 멸종 위기종의 복원 성공률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 현재 집중적으로 복원 중인 주요 멸종 위기 곤충 사례

국내에서 복원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거나, 성공 사례로 꼽히는 곤충 종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장수하늘소 (천연기념물, 멸종 위기 야생생물 I급)

  • 현재 현황: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딱정벌레로, 현재는 경기도 포천의 광릉 숲이 유일한 서식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체수가 극히 적어 멸종 위기 I급으로 지정되었습니다.
  • 복원 노력:
    • 인공 증식: 국립생물자원관 등 연구 기관에서 인공 증식 및 사육 기술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 서식지 적응 실험: 과거 서식지였던 오대산국립공원 등에서 유충을 야생 환경에 적응시키는 실험을 진행하는 등, 단순 증식을 넘어 '생태적 귀향'을 목표로 본격적인 복원 작업이 착수되고 있습니다.

2. 비단벌레 (천연기념물, 멸종 위기종 II급)

  • 현재 현황: 영롱한 초록색 광택을 띠는 아름다운 곤충으로, 과거 신라 시대 장식에 사용될 정도로 가치가 높았지만 개체수가 급감했습니다.
  • 복원 성공 사례:
    • 일부 사회적 기업 및 연구 기관에서 비단벌레 인공 증식 및 복원에 성공하여 자연 방사하는 사례가 국내 최초로 보고되었습니다. 이는 멸종 위기 곤충의 민간 차원 복원 역량을 인정받은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 복원된 개체들은 사체의 날개가 문화유산 복원 과정에도 활용될 계획입니다.

3. 소똥구리 (멸종 위기 야생생물 II급)

  • 현재 현황: 소똥을 굴려 먹고 사는 대표적인 분해자 곤충이지만, 축산 환경 변화와 화학 약품 사용 등으로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 복원 노력:
    •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등에서 인공 증식 기술 개발 및 증식을 추진하고 있는 주요 복원 대상 곤충입니다.
    • 2025년 기준, 효성그룹과 국립생태원이 소똥구리, 비단벌레, 물장군 등 멸종 위기 곤충의 증식과 복원에 기금을 지원하는 등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과 연계되어 복원 사업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4. 붉은점모시나비 (멸종 위기 야생생물 II급)

  • 현재 현황: 날개에 붉은 점이 특징인 아름다운 나비로, 특정 식물에만 의존하는 까다로운 생태 특성 때문에 서식지가 쉽게 파괴되어 개체수가 줄었습니다.
  • 복원 노력:
    • 2006년부터 증식 사업이 시작되어 2012년에는 900개체 이상으로 증식되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 강원도 삼척 등 과거 서식지에 복원된 개체들을 야생 방사하며 서식지 복원과 연계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곤충 복원 사업의 시사점

멸종 위기 곤충 복원 사업은 단지 곤충 개체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다음과 같은 더 큰 의미를 가집니다.

  • 생태계 건강성 회복: 곤충은 생태계 순환의 핵심이므로, 이들의 복원은 곧 서식지의 환경 개선생물 다양성 증진으로 이어집니다.
  • 기술력 축적: 곤충의 까다로운 생활사에 맞는 정교한 인공 증식 및 사육 기술이 축적되어 향후 다른 멸종 위기종 복원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멸종 위기 곤충 복원 사업은 반달가슴곰이나 황새처럼 대중의 큰 관심을 받지는 못하지만,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노력 속에서 조금씩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이 작은 날갯짓이 곧 건강한 한반도 생태계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혹시 멸종 위기 곤충 복원에 성공하여 방사된 지역을 직접 방문하여 생태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지 궁금하신가요?